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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작성일 2009-01-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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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목 칼럼] 유죄협상제도(plea bargaining)의 도입 필요성
[김진목 박사 칼럼] 유죄협상제도(plea bargaining)의 도입 필요성
 
[칼럼]‘유죄협상제도(plea bargaining)’의 도입 필요성 
 
[김진목/정치학 박사]
  최근 검찰의 제한적 플리바게닝제도와 법무부의 면책조건부 진술제도 도입 추진과 관련해 일간신문과 포털사이트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제도는 과연 무엇이며, 진정 도입이 필요한 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유죄협상제도’는 일종의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이라고도 한다. 즉,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기소 감축이나 형량 감경의 대가로 공판받을 권리를 포기하는 절차’라고 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현재 미국에서 아주 유용한 형사사법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형사사건의 90% 이상을 이 제도로 처리하고 있다. 또한 대륙법계국가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도 일부 변형된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 최근의 열악한 수사환경과 허위 진술, 참고인 출석 거부로 도입의 필요성 대두
  
  그러면 최근에 이르러 우리나라에서 왜 이 제도에 대해 관심을 가지느냐가 또한 중요하다 할 것이다. 다름 아닌 바로 법원에서의 참배심제의 운영과 공판중심주의 강화, 그리고 형사범 중에서 뇌물죄와 조직범죄, 마약범죄 등 그 제보자의 진술이 절실히 필요한 범죄들의 진술 확보의 곤란성, 그리고 피의자나 피고인의 인권 강화에 따른 열악한 수사환경 등을 극복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과학적 수사를 강조해 수사기관에서는 심리생리검사(구 거짓말탐지기 검사), 음성감정, 유전자감식, 영상녹화물 생성, 압수수색 영장에 의한 계좌 추적 및 대상물건 압수를 통해 나름대로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하지만 이것도 또한 범죄를 입증하는데 일정 한계가 있다 할 것이다.
  아울러, 수사기관에서의 피의자나 참고인, 고소인 등의 허위 진술에 따른 실체적 진실의 훼손에 대해 이를 제재할 법적 장치가 없으며, 고소인이나 피해자의 억울한 피해 또는 피의자의 누명을 명확히 규명해 줄 중요참고인의 출석 거부도 이를 강제할 법적 장치가 없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 할 것이다.
  수사기관에서의 허위진술 남용은 수사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실체적 진실 규명에 치명적 상처를 주며, 억울한 사건 당사자에게 또 다른 이중고통을 안겨주는 꼴이 된다.
  또한, 우리나라 형사범 중 사기죄의 처벌은 그 구성요건의 엄격화로 매우 처벌하기가 어려운 죄이기도 하다. 즉, 기망행위의 입증이 실무적으로 아주 어려워 2008년 전반기 기준으로 사기 고소사건 중 기소율이 고작 18.2%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러한 난해한 재산범죄 사건수사에 경찰과 검찰의 수사력이 지나치게 많이 투입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피의자나 피고인, 참고인 등의 인권보호와 수사의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두 개의 가치를 동시에 조화할 수 있는 제도가 무엇인가로 귀결된다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현실적으로 도입 가능한 ‘유죄협상제도’라 할 것이다.
  즉, 피의자나 피고인의 자백이나 수사 협조에 따른 검사의 선처 결정이 판사의 승인으로 법적으로 보장되며, 검찰의 재조사 방지에 따른 수사효율성 제고 및 피의자의 인권 강화 그리고 상당한 수사력이 요구되는 계좌 추적이나 압수수색에 따른 수사력 낭비 방지 및 관련회사의 업무장애를 방지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선택과 집중으로 사건처리 신속화, 선처 보장으로 사법 신뢰 기여
  
  피의자나 피고인은 선처 보장으로 검찰과 법원에 대한 법적 신뢰감이 높아질 것이며, 수사기관은 이들의 정보 제공으로 범죄의 뿌리를 근원적으로 소탕할 수 있으며, 또한 신속한 법적 불안정 상태를 해소함으로써 피의자나 피고인의 권리를 향상시키고, 아울러 자기 죄를 반성하고 회개한 자와 사건을 부인하며 끝까지 버티는 자들을 차등 처벌함으로써 진정 사법정의를 구현한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형사사법 시스템은 범죄의 자백이 수사기관과 달리 법원에서 그다지 선처를 보장받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 증거가 다소 미약한 사건에 있어 피고인이 억지로 끝까지 거짓말로 일관하면 증거불충분으로 무죄가 선고되는 사례가 간혹 있는데, 이것이 과연 사법정의 실현에 도움이 되는 지 의문이다.
  따라서, 허위 진술자는 참배심제나 정식공판을 통해 범죄 유무를 명확히 규명하고, 자백자는 간소한 절차로 신속히 처리하고 양형에 있어 적정한 선처를 해주는 것이 진정 사법정의에 맞다고 사료된다.
  아울러, 현재의 수사시스템으로는 뇌물죄의 경우 수사에 협조를 하면 자신도 뇌물공여자로 처벌되고, 조직범죄에 있어 조직의 불법 행위를 진술하면 자신도 공범으로 처벌되고, 마약범죄에 있어서도 마약조직에 대해 불법 행위를 진술하면 자신도 공범자로 처벌되므로 제보자가 수사에 협조하기가 매우 어렵게 돼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리고 앞으로 참배심제의 확대 운영이 되면 우선 중요사건과 부인사건 위주로 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도 이에 대응해 부인사건과 중요사건은 참배심제나 공판중심으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자백사건과 경미사건은 간소한 절차로 신속히 처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바로 유죄협상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 절차 보장으로 오해 불식 필요, 피의자와 피고인의 권리 강화
  
  한편, 이 유죄협상제도 도입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의 시각과 여론조사 결과가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고, 각각 그 주장에 대한 나름대로 논리가 있다.
  그러나 반대론자의 주장은 이미 미국에서도 제도 도입 초기에 뜨겁게 논쟁한 문제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의 장점이 그 단점을 극복하기에 충분하므로 결국 미국도 이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유죄협상제도의 도입을 반대하는 비판론자들은 수사 단계에서의 협상이 불투명한 절차로 이뤄져 허위 진술과 자백으로 인한 사법정의의 왜곡 문제, 형벌은 책임에 비례해 처벌돼야 한다는 대원칙 위배 문제, 그리고 형사절차가 검찰의 의지대로 움직여져 검찰권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이 제도의 근본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비롯된 오해로 보여진다. 즉, 유죄 협상은 본인이 동의하지 않거나 판사의 승인이 없이는 인정될 수 없으며, 또한 철회가 자유롭고 항소절차가 보장되며, 유죄로 인정한 범죄 사실이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즉, 이 제도는 오히려 피의자 또는 피고인에게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그 권리를 확대하는 것이 된다. 범죄를 반성하며 자백하는 자에게 일정한 혜택을 주는 것은 법 정의에도 어긋나지 않고, 형법 제53조의 작량감경에도 부합하다 할 것이다.
  
  ■ 도입의 전제조건, 인권과 효율성의 동시가치 실현
  
  아울러, 이 제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이 양형기준제가 마련되어야 하고, 변호인 참여를 의무화 함으로써 검사의 자의적인 결정을 방지하고, 양형편차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 제도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①검찰과 법원의 필요성 대두 ②사법개혁과 관련한 한국적 수용 배경 ③국민과 언론의 이해와 필요성 인식 제고 ④참배심제 운영의 성과 ⑤사법자원의 적정한 배분 ⑥중요하고 부인하는 사건의 수사와 재판의 집중 필요에 따라 그 도입 시기와 도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유죄협상제도는 가중한 사건을 신속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 피의자의 인권이 옹호되고, 수사의 효율성이 제고되는 등 두 개의 가치가 동시에 달성될 수 있는 제도로 그 편익이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김진목/정치학 박사)
 
<일간투데이>- 기자  원문보기 <-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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