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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그야말로 '싸나이'
내가 만난 예술가 2008/01/25 15:43 마하라자부랄 쪼그라든 좀팽이들이 득세한 세상. '사내다움'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쥐
새끼 같은 놈들이 조잘대며 지배한 21세기 한국에서 나훈아는 돌올했고, 그
돌올함은 근사했다.
"야쿠자에게 페니스를 잘렸다?"
"딸 또래의 여배우와 몸을 섞었다?"
"죽을병에 걸려 은신중이다?"
별 해괴하고 좀스런 소문이 판을 치니 그 옛날 콜로세움을 호령하던 로마의
황제, 혹은 장판대교에서 형형한 눈빛과 천둥 같은 목소리만으로 위나라 80만
대군을 똥오줌 지리게 한 <삼국지> 호걸 장비처럼 홀연히 나타나 쪼잔한 세상
을 준엄하게 꾸짖은 나훈아. YS식 발음을 빌려 말하자면 그는 "진정한 싸나
이"였다.
모여든 기자 놈 수백 명을 장쾌하게 힐책하며, 자신의 철학과 세계관을 분명
하게 밝히고, 루머에 연루돼 고통받은 여자들을 감싸 안는 그를 TV 화면을 통
해 보며 나,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의 혁명가를 떠올렸다. 구릿빛 얼굴에 굵
은 팔뚝으로 연약한 귀족의 희고 가느다란 모가지를 단박에 부러뜨리는.
아, 싸나이 나훈아.
암컷 수십 마리를 거느린 범 형용의 짙은 눈썹, 부리부리한 눈에서 뿜어져 나
오는 제지 못할 광휘, 회갑을 넘긴 노인임을 완강히 거부하는 불같은 직설에
드라마틱한 언변과 헌헌장부의 풍채까지.
나훈아는 앞으로 내 생의 지표이자, 스승이고, 영웅인 동시에 지향이다. 그
는, 2008년 조선팔도에 살아남아 움직이는 몇 안 되는 '진짜 싸나이' 중 한
명이다. 그를 닮고싶다.
그리고, 하나. 이날 나훈아의 격정적 토로에 따르면 세간에 떠돌았던 그를 둘
러싼 '소문'은 그저 '소문'에 불과하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