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 관한 일문일답
우리 삼 남매가 방학을 맞기 일주일 전쯤 되면 고민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방학에는 어떤 책을 되도록 많이 읽게 할까?'
학년에 맞는 책을 고르기 위해 일부러 시내 큰 서점까지 나가 각각 대여섯 권씩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때마다 정작 읽어야 할 아이들보다는 내가 더 많이 읽어 독서 많이 하는 아이들로 키우고자 노력했던 나의 꿈은 실패했습니다.
"만화책은 상상력을 키워주지 못하니까 절대로 보면 안 된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딱딱한 독서법을 나도 모르게 강요했고 우선 눈 높이를 맞추지 못한 여러 권을 한꺼번에 내 주어 큰 부담을 안겨준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 적성과 수준에 따라 본인이 직접 책을 고르게 할 걸!'
후회가 막심합니다.
그동안 실력향상에만 시달렸던 학생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조금은 시간적, 심적 여유가 있을 요즘.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자 하는 부모님, 또는 본인의 독서, 모든 것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김포시청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김포마루 기사 원본을 전해드립니다.
<2004년도 시립도서관 독서 으뜸이 민대홍. 조설희>
지난 12월 17일 김포 시립도서관에서 2004년도 다독자 상 수상자 15명과 책사랑수첩 상 수상자 15명에게 시상식이 있었다.
대출권수가 가장 많은 민대홍씨(감정동. 54세. 234권)와 조설희 학생(북변동. 김포서 초등4학년. 340권)과의 독서에 관한 일문일답을 들어보기로 하자.
■질문: 우선 최다 대출권자로 수상하신 두 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금까지 대충 몇 권이나 읽었으며 동기는?
◆민대홍: 27년 간 근무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3년 전부터 택배 자영업을 하는데 잠시잠깐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보통 1주일에 네 다섯 권씩 읽었어요. 아마 천 권은 훨씬 넘을 겁니다. '제2의 인생을 산다.'는 생각으로 독서삼매경에 빠질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조설희: 호기심으로 사촌동생 따라서 우연히 도서관에 갔다가 책을 빌려보게 된 것이 지금까지 계속 되었는데 400권 이상일 거예요.
■질문: 즐겨 읽는 책의 장르는 무엇이며 요즘 읽은 것 중 기억되는 책은?
◆민대홍: 경영관련서적을 많이 읽었는데 스티븐 코비의 <성공한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과 지글러의 <정상에서 만납시다>란 책이 생각납니다. 삼국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십대, 이 삼십대, 사 오십대 때 읽은 느낌이 다 다르지요. 삼국지에는 갖가지 삶의 방식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조설희: 소설과 만화책을 즐겨 읽고 최근에는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었어요. 가장 기억나는 책은 아오키 가즈오의 <해피버스 데이>라는 동화로 주인공 아스카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지요. 너무 슬퍼서 눈물을 펑펑 흘렸는데 해피 엔딩이라 나중에는 웃을 수 있었어요.
■질문: 책 선정은 어떻게 하고 주로 어느 시간에 어디서 독서하시나요?
◆민대홍: 북스 클럽에서 정보를 얻거나 신문에 난 베스트셀러 또 도서관에서 직접 고릅니다. 저녁 식사 후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 의자나 소파에 앉아 세 네시간 정도 봅니다. 일요일에는 새벽에 등산 갔다와서 집안에 별 행사가 없으면 도서관으로 출근하지요.
◆조설희: 제목을 보아서 뭔가 느낌이 확 오는 것을 고르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오후 또는 잠자기 한 두시간 전쯤 편하게 엎드려서 읽어요.
■질문: 하루 종일 운전하랴, 공부하랴 피곤할 텐데 독서할 여유가 있나요?
◆민대홍: 독서가 오히려 쌓인 피로를 말끔히 풀리게 해주죠. 어느 땐 정말 피곤하여 '그냥 자야겠다.' 마음먹고 자리에 누우면 잠도 오지 않고 무언가 꼭 해야할 일을 하지 않은 것 같아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책을 폅니다.
◆조설희: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냥 자려면 잠이 오지 않아요.
■질문: 오랫동안 독서해온 것이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보람이 있었다면?
◆민대홍: 여러 가지가 있겠죠? 우선 지식과 교양을 쌓게 하고 인생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여가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업무 적으로 하루에 100여 명의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데 어느 누구든 대화를 원활하게 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답니다.
◆조설희: 저는 독서를 하나의 놀이라 생각해요. 전기문 읽은 것이 숙제나 공부할 때 많은 도움이 되구요, 휴식시간을 보람 있게 보내는 최고방법으로 안성맞춤이죠. 책을 많이 읽었다며 주위 분들이 칭찬해줄 때가 제일 기쁘고 보람을 느껴요.
■질문: 독서, 공부, 식사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부터 번호를 붙인다면?
◆민대홍: 1.식사 2.독서 3.공부 순이에요. 식사는 건강과 직결되므로 운동과 함께 중요하지요.
◆조설희: 저도 똑같아요. 식사를 잘해야 머리 회전이 순탄하게 이루어져서 책 읽고 계산하고 생각하는데 꼭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질문: 혹시 특별한 독서버릇이 있다면?
◆민대홍: 버릇이라고까지 할 순 없지만 본문을 읽기 전에 지은이나 추천한 사람의 글을 여러 번 읽어서 책을 통하여 얻고자 할 것을 미리 알아봅니다. 주로 속독, 정독을 하지요.
◆조설희: 먼저 읽어야 할 책부터 읽고 그렇지 않으면 만화책을 여유 있게 천천히 보는데 엎드려서 보거나 가끔은 책상 위에 펴놓고 서서 봐요.
■질문: 효과적인 독서 방법 한 가지를 말씀해주신다면?
◆민대홍: 책 내용의 종류에 따라 또 읽는 사람의 수준에 따라 각기 다르겠지만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시킨다는 점이 중요하겠고 꼭 메모하는 습관을 적극 장려하고 싶어요.
◆조설희: 필요한 부분을 체크해놓고 천천히 반복해서 여러 번 읽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오래오래 기억이 되어 참 좋아요. 좋은 문구가 있으면 바로바로 메모해두었다가 적절하게 이용해요.
■질문: 민대홍님께서는 자녀들에게 독서지도를 어떻게 하셨나요?
◆민대홍: 아이들이 어렸을 대부터 책 읽는 아버지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어요. 쉽고 재미있는 책부터 권했습니다. 지금은 저보다 더 깊이 있는 독서를 많이 해요.
■질문: 요즘 여러 가지 이유로 책을 가까이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민대홍: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괴롭고 힘들다고 책읽기를 멀리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럴수록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합니다. 갖가지 이유는 오직 핑계일 뿐입니다. 오히려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하고 희망과 꿈을 주며 긍정적인 삶에 지침이 되죠. 3권으로 되어있는 공병오의 <독서노트>는 즐겁게 독서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어 독서하는데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조설희: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키워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즐겁게 독서하는 습관을 생활화하였으면 좋겠어요.
■질문: 앞으로의 독서계획은?
◆민대홍: 보다 더 폭 넓은 독서를 하고 싶고 앞으로는 역사소설을 더 많이 읽을 생각입니다. 3년 안으로 60세가 되기 전에 책 마을 만드는 게 꿈이고 메일을 이용하여 좋은 글귀를 많은 사람에게 보내주고 싶습니다.
◆조설희: 500권 채우는 것이 우선 목표구요, 다양한 책을 꾸준히 일고싶어요.
다독한 책들을 통하여 얻은 풍부한 지식과 수련 때문인지 조금도 서두름이 없이 긴 시간 동안 차분하게 답해준 민대홍 님과 조설희 학생을 존경하는 바이며 그동안 책을 많이 읽었다고 자부했던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지역주민들의 도서관 이용 생활화를 유도하며 독서함양은 물론 독서인구의 저변확대를 도모코자 실시하는 다독자 및 책사랑수첩 제도에 좀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동안 안구건조증, 백내장, 비문증으로 잠시 멀리했던 책을 다시 가까이하게끔 좋은 계기가 된 오늘 하루에 깊이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공지사항 
회사설립 개요
엽기
Community
